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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9 21:08:01)
이재훈
95 염정일 - 연어처럼


연어처럼


                                         95 염정일(청춘을 새기는 시간)


그래 여지껏 계속 그랬었지
강 한 귀퉁이에 서서 흐르는 몸을 그냥 지켜보기만 했지
이대로 나무가 되는 듯 싶었어
몸이 차갑게 굳어가는 줄도 모르고...
발밑으로 흡수된 수분과 양분이 굳어진 살갖 위로
하얀 꽃을 피울 줄 알았지
아카시아 꽃처럼 향기롭고 사철처럼 변하지 않는...

흐르는 물의 근원을 찾아 거슬러 헤엄쳐가는 사람들
그들은 초점없는 연어의 눈을 가지고 있어.
그들은 어디까지 헤엄쳐 가는지는 몰라도
참으로 쓸데없는 짓을 하고 있는 셈이지
왜, 왜...왜냐아 하면
그..그.그원이란 그.그..근원에 부..부.불과할 뿐이니까.
그리고
여..여.연어는 이..이.인간의 조..조.조상이 아니니까.

계절이 바뀌고 시간이 흘러
내 안에 있는 것들은 차츰 썩기 시작했고
액체가 되어 발밑으로 흘러내려갔지.
악취가 나긴 했지만
난 그것을 다시 양분으로 흡수했어.
어차피 예전엔 내 몸의 일부였으니까

다시 내 몸의 일부가 될 줄 알았지.
하지만
이제는 갈라진 살틈에서
썩은 송진냄새가 나.
"장작으로 쓰면 잘 타겠군."
이건 지나가는 바람의 말이야.

그때서야 한 가지 두려운 사실을 깨닫게 되었지.
강을 벗어난 생명체에 대해선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을..
더.더.더욱더 두려운 건
난 아직도 이름모를 누군가의 땅위에 서 있다는 것이지.
어차피 벗어나기란 불가능한 것이었어.

하지만 때는 이미 늦었지.
연어의 눈을 가진 사람들에게 밑보이지 않으려면
이대로 있는 수 밖에.
그들이 힘에 겨워 부러운 눈으로 나를 쳐다볼 때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그.그..그냥
우..우.우-ㅅ 웃고.이..이.있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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