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2003-11-13 09:07:59)

이재훈

동아리를 돌아보며(01 장은민)

재학생 홈페이지에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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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도 이제 문화제만 남기고 있네요. 막 수현이랑 통화를 하고 갑자

기 작년 이맘 때가 생각이 나서 끄적거려봅니다.

그 때는 왜그리도 맘이 무겁고, 힘들기만 했는지...마무리를 하기까지 고

비를 넘길때마다 수십번은 동아리를 떠나보내려고도 했었네요^^

그런가봅니다. 사람은 힘이 들 때 누군가 먼저  손내밀어주길 바라는 기

대감을 키우게 되잖아요. 그 기대감이 채워졌을 땐 더할나위없이 너무 기

쁘겠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세상을 향해 원망을 퍼붓게 되고  다른사람

들에게 맘을 닫게 되는... 내가 시작한 기대감에 좌절감을 느끼면서 나는

얼마나 이기적이었나 생각합니다.  선배들을 미워하고, 동기들을 원망하

고, 후배들을 힘들어하고... 내가 만든 감정들과 그에 대한 순간적인 집착

이 나를 외톨이로 가두어두었더군요.

그 때문에 나는 글터의 소중한 사람들을 돌보지못했고, 글터의 따뜻한 마

음들을 애써 받지 않으려고 했으니~

갑자기 센티멘탈 ㅋㅋ

이런 감정의 갈등을 겪으면서  조금씩 성숙해져가는 게 우리네 인생이

아닐까요! 아마 이 세상에 존재할 때까지는 감정의 굴레가 우리를 속박할

테죠. 문학을 좋아하는 글터인들에게는 그 굴레가 더 크게 느껴질까?

저는 견딜 수 없는 감정들이 밀려올 때 가장 어렵고도 쉬운 말을

떠올립니다.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나의 패러다임이 가끔은 너무 많

은 것을 잃게 하더라구요.

후배여러분, 막상 부딪힌 상황이 꼬이기만 할 때... 서로가 밉기만 할

때... 힘들겠지만 서로의 보이지 않는 상처들을 한 번씩만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우리 동아리 글터를 떠올려주세요. 혹시나 지금 마음이 닫혀져

있다면 좀 더 자신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글터의 소중한 사람

들을 놓치지 않았으면 합니다.

저를 비롯한 많은 선배들에게도 먼저 손내밀어주세요~ 서로 바쁘다보

니 만나기는 힘들지만 늘 글터를 염려하고 생각한다는 거 잊지 마세요.

저도 더 표현하도록 애쓰고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파페포포 메모리즈'(만화에세이)를 보면 고슴도치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눈 내리는 추운 겨울, 고슴도치 두 마리가 떨어져있다가  추위를 피하기

위해서 서로에게 다가가는데 가시때문에 상처만 입게 되죠. 그래서 서로

떨어지면 추워서 얼어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이 닥치고.

어느때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람에게 시달리고, 또 어느때는 목이

타도록 사람이 그리워지는 우리네.  추위와 상처 사이에서 적당한 거리

를 유지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인간관계의 영원한 숙제임을 철학적으로

끌어내고 있는데요.

문득 우리 글터에 서로가 추위에 떠는 겨울이 오지 않았나 안타까운 마음

에 이렇게 짧게나마 저의 벅찬 마음을 쏟아냅니다.

여러분의 작은 동요를 바라며... 사랑합니다.

꼭 끝까지 읽어야해~ 아주 오래도록 끄적였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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