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터 졸업생들을 위한 공간,

(2019-06-16 12:05:03)

이재훈

김주대 - 휘파람

휘파람

한번도 몸을 가진 적 없는 바람이
입술 사이에서 동그란 몸을 얻어
허리를 말고
오목한 계단을 걸어나온다
어릴 적 심심한 밤에는 뱀이 되던 소리
가늘고 길게 기어가다가
비눗방울처럼 몇 계단을 뛰어올라
통통 떨어져 내리기도 한다
혀 위를 얇게 타고 올라가는 바람의 몸이
좁은 구멍에서 홀로 울다가
속눈썹이 긴 너를 처음 만났을 때처럼
처음 본 슬픔과 기쁨 사이를 떤다
울음과 떨림의 사이에 나란히 누워
입술로 몸이 된 너를 만지면
가만히
긴긴 첫 노래가 흐르기 시작한다

김주대 (출처 : 그리움의 넓이)


375	정숙 - 인생	이재훈	16/06/23	3076

374	뚝섬유원지 3	이재훈	16/05/15	3036

373	詩,시시하지만 / 김영심 [34]	들꽃날꽃	05/04/22	3036

372	뚝섬유원지 5	이재훈	16/05/25	3034

371	이끼가 자라는 자궁 - 목련이 질 때 [123]	모우	04/04/19	3030

370	김재희 - 나는 소리가 좋다	이재훈	16/05/10	3015

369	박노해 - 절감하여 살지라도	이재훈	15/12/08	3014

368	이해인 - 송년엽서	이재훈	16/05/04	2999

367	2002년 시현실 겨울호 신인당선작 3 [34]	송정호	03/03/17	2988

366	뚝섬유원지 6	이재훈	16/06/22	2979

365	벼랑끝 - 조정권 - [67]	들꽃날꽃	04/02/28	2925

364	방명록 -김경미- [36]	서정변태	04/09/22	2908

363	조치원에 붙임	모우	03/09/29	2773

362	하상욱 - 월요일	이재훈	14/12/07	2735

361	93 김정현 - 구름나무	이재훈	14/12/27	2727

360	나희덕 - 난파된 교실	이재훈	17/03/26	2693

359	김선우 - 새 [1]	이재훈	16/05/07	2688

	김주대 - 휘파람	이재훈	19/06/16	2653

357	더딘 사랑 / 이정록 [5]	들꽃날꽃	05/04/22	2630

356	어딜가시나요? [4]	곽병훈	06/01/04	2629


[1] 2 [3][4][5][6][7][8][9][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