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박근혜, 정치를 하고 있는 제 1야당 대표인 정치인 박근혜를 보고 있으면 '독재자의 딸이 왜? ' 라는 단순한 심적 불쾌감을 넘어선 그 어떤 감정을 늘 느껴왔다. 그런 느낌을 가진 채로 정치인 박근혜를 보고 있으면 나는 배우 장미희를 가끔 연상하게 된다.
둘 다 같은 여성이고 독신이라는 점도 이유겠지만 그들에게서 느껴지는 주변과 왠지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부자연스러움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이것은 아주 개인적인 감정일 뿐이다.
장미희가 나오는 드라마를 보라.
그녀는 분명 열심히 연기하고 있지만 70년대식 과장된 표정 연기와 성우들이 더빙하는 흑백영화의 대사톤처럼 뭔가 자연스럽지 못하고 어색한 대사처리의 연기는 같이 연기하는 동료 연기자들과 전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혼자서 겉도는 듯한 기묘한 느낌만을 주고 있다.
요즘의 삼순이, 금순이를 한 번 봐라. 누가 그런 식으로 대사를 하며 연기를 하고 있는가! 옆집 언니나 누나가 말 걸어 오는 것처럼 연기를 한다는 것이 더 없이 자연스럽지 않은가!
언제나 치렁거리는 긴 플레어 스커트 자락이 먼저 눈에 띄는 박근혜 또한 그런 기묘함에서 다를 바가 없다. 요즘의 일하는 현대 여성들이 누가 그렇게 잔뜩 힘 들어간 올림 머리를 하고 치렁치렁한 긴 치마자락을 날려가며 일을 하는가!
물론 박근혜는 정치인이지 패션 모델이 아니다. 그러나 나이 60을 바라보는 그녀를 같은 당원이 섹시하다고 굳이 말을 하니 나도 그런 쪽으로 한 번 생각해 봤을 뿐이다.
무엇보다도 내가 개인적으로 그 둘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과도한 진지함" 내지는 "과도한 엄숙주의" 정도로 표현한다면 가장 가까울 듯 하다.
자신을 패러디한 개그우먼에 대한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던 장미희처럼 네티즌의 영화 포스터 패러디를 '성적 모독' 이라며 전혀 엉뚱한 쪽으로 너무나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박근혜를 보면 가벼움과 엽기 코드가 주를 이루는 세상에서 아직도 진지함과 엄숙함을 부여잡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심각함이 더 이상 심각함이 아니라 반대로 코미디가 되어 버린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마치 "아름다운 밤이에요~~~" 라는 패러디 멘트처럼.
그 너무도 진지한 엄숙주의가 오히려 기묘하고 우스꽝스럽게 보인다는 말인데 그들은 아직도 왜 성실하고 진지하기만한 자기들이 패러디 대상이 되는지 알지 못할 거란 생각이 든다. 사실 그 점 때문에 패러디를 하게 되는 것이지만.
애꿎은 장미희씨의 얘기는 여기서 그만하기로 하고 박근혜에 대해서 집중하기로 하자.
"이 나라가 어떻게 세운 나라인데..."
"이 나라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 간판을 내릴 지도 모른다."
박근혜가 잘 했던 말이다.
여기에서 나는 남들은 다 아는, 그러나 박근혜 혼자만 모르고 있는 어마어마한 비밀을 그녀에게 말해 주고 싶다. 남들도 다 당신만큼 나라를 걱정하고 사랑하고 있다는 엄청난 비밀 말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또한 박근혜 당신 만큼이나 나라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남들은 자연스럽고 가벼운 표현으로 맘에 품고 살고 있을 뿐이지 당신처럼 진지하게, 너무 진지해서 우스워지도록 정색을 하고 "나는 나라를 너무도 사랑합니다" 라고 말하지 않을 뿐이다. 꼭 말해줘야 아는가?
왜 박근혜는 자신만이 더 나라를 사랑한다고 한참이나 오버하고 있는 것일까? 왜 꼭 대한민국에는 자기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대한민국에는 박근혜만은 꼭 아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나라를 너무도 사랑한다는 그의 진정성을 순수한 마음으로 봐주려고 하다가도 그 넘치는 진지함 앞에서는 터져 나오려는 실소를 참기가 어려워진다. 그 지나친 엄숙함이란....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 진지함과 엄숙함은 그리 먼 옛날얘기만은 아니다. 우리 또한 모든 것이 너무나 엄숙하고 진지했던 기나긴 시간들을 살아오지 않았는가.
공산당은 붉은 얼굴을 가진 무서운 늑대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어린 시절의 너무도 엄숙했던 우리들이지 않았나. 민족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는 엄숙한 문구를 교과서의 맨 첫 장에 싣고 다녔던 우리는 태어난 이유조차 거창하고 엄청났으며 모든 것이 엄숙하고 심각했고 대통령은 추상과도 같은 범접하지 못할 높으신 나랏님이셨다.
그런 시간들을 보내고 이제는 태극기로 옷도 해 입고 하늘같았던 대통령과도 맞짱뜨는 가벼움의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벼움의 시대에, 남들은 다 자연스럽게 섞여 들어 살고 있는데 박근혜만은 혼자서 언제나 자뭇 심각한 것이다. 마치 내가 아니면 나라가 망하기라도 한다는 듯이...
다들 가벼운데 혼자만 언제나 심각하기 그지없는 박근혜의 희극은 그녀가 그 "가벼움"의 의미를 전혀 이해하고 있지 않다는데 있는 것이다. 지난 시절, 수 많은 이들의 고통과 죽음이 결국 이 가벼움과 자유로움 하나를 얻으려고 바쳐진 것을 그녀만은 아직 모르고 있는 것이다.
가장 엄숙하고 가장 진지한 아버지의 딸로 다분히 심각하게만 자라온 그녀는 세상이 이렇게 변해왔는데도 아직도 예전의 무거움만을 부여안고 유예된 채 살아왔다는 의심이 언제나 드는 것이다. 진지해야 할 세상을 남들은 가볍게만 살고 있으니 얼마나 위태로와 보이고 얼마나 걱정되고 얼마나 불만이 많겠는가!
그녀에게 있어 세상의 이런 가벼움의 변화는 나라를 송두리째 흔들고 있는 듯한 극심한 두려움 그 자체이리라. 그래서 박근혜의 이 희극은 전혀 개운하지 않은 웃음이며 우리에게 비극이 되어버리고 만다.
그렇다면 박근혜라는 이름의 비극은 무엇인가? 그녀가 환한 미소와 붕대 감은 손으로 엄마, 아빠를 그리는 눈물로 비장하게 이 땅에 되살려 낸 것이 무엇인가?
그것은 이 가벼움의 세상에 억지로 되돌리고자 한 철 지난 시대의 무거움이며 이제는 사라져도 좋을 참을 수 없는 지나간 시대의 "야만"이었다.
그녀가 살려낸 것은 지역감정이라는 야만이며, 수구냉전이라는 야만이며 숭미 반민족 기득권고수라는 야만이며 이 땅에서 그림자조차 남기지 말고 영원히 사라져야 마땅할 '아련한 독재의 향수'였다.
그녀는 늘 말해왔다.
내 아버지의 공만을 보아 달라고....
아버지의 과는 그냥 지난 시절의 유감쯤이었다고....
한 손에는 경제발전을, 한 손에는 파시즘을 국민들에게 주었다는 그녀의 아버지 박정희의 공만을 봐 달라는 것이다.
이런 편리함, 이런 단순함이 있을 수 있는가! 아니, 이런 무지막지하고 잔혹하기 그지없는 인간에 대한 예의없음이 있을 수 있는가!
이 땅 위에서 자신의 아버지의 권력욕으로 숨져가거나 고문과 투옥으로 고통받은 수 많은 목숨들이 버젓이 살아있는데 어떻게 고개 들고 세상으로 나올 수 있다는 말인가! 더구나 한 뼘도 안되는 일천한 인식을 부끄러운 줄도 모른 채 마구 드러내가며.
아버지가 경제 발전 정도가 아니라 지구상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발전을 이루어냈다 손 치더라도 자신의 아버지로 고통받은 이가 단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적어도 보통 사람인 나의 상식으로는 절대로 얼굴 들고 세상에 큰 소리치며 나서지는 못할 것 같다.
심장이 강철로 만들어지지 않은 이상은.....
이 세상에, 인간의 목숨과 영혼의 자유로움을 희생해 가면서까지 추구해야 할 소중한 가치가 과연 무엇인지 사람인 당신은 아는가! 남들은 다 모르는, 그러나 박근혜 혼자만 알고 있을 것 같은 그 비밀이 과연 무엇인지 나는 한 번 들어나 보고 싶다.
인간에 대한 예의보다는 엄숙한 국가주의만을 열심히 가르친 그의 아버지는 보통 사람들은 결코 모르는 그 엄청난 비밀을 분명 딸에게는 유산으로 물려주었을테니.
제발 한나라당이여! 아무리 정권 재탈환이 목적이라지만 그래도 박근혜는... 박근혜는 아니지 않은가! 박근혜만은 아니어야 하지 않겠는가! 지금 당신들의 모습을 한 번 돌아보라. 독재자의 딸인 대표와 악마의 혀를 가진 대변인이라... 좀 너무하지 않은가?
정치라는 것을 진작에 쓰레기통에 쳐 박아 던져놓고선 그 속에서 꽃이 피지 않는다고 입만 열면 증오를 뿜어내는 이 대책없는 잔혹함을 어찌해야 하나! 정말 하루이틀도 아니고 이 살아있는 서슬퍼런 야만을 어찌해야 좋은가 말이다.
대단한 정치력이 있는 것도 아닌 인간에 대한 기본을 배우지 못한 자가 엉뚱한 유산을 발판삼아 언감생심 대권을 꿈꾸는 이 야만이라니.
우리 사회는 왜 아직도 버젓이 이런 시퍼런 야만을 눈 감아주고 용인하는 것인가! 무엇이 두려워서...
지나간 시간은 언제나 아름답게 퇴색되기 마련이다. 아무리 어려웠고 힘든 시절이었어도 그 시대를 관통해 온 사람들에겐 잊을 수 없는 삶의 일부일 것이다. 부모님 세대의 이런 옛 기억의 향수까지 모두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 시절은 그 시절대로 소중했고 그대로 우리 삶의 일부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은 바로 그 시절이었기에 가능했고 아름다웠던 방식이었다.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방식이어야 다시 아름다울 수가 있는 것이다. 현재의 고난함이 힘들다 해도 그럴수록 고개를 들어 미래를 꿈꾸어야지 과거로, 그것도 천박한 하나의 목적을 위해서 인간에 대해 무례했던 과거로 눈을 돌린다면 먼 미래에 우리가 아름다웠다고 말할 수 있을까!
박근혜에게 집으로 들어가 조용히 거울을 들어 자신의 얼굴을 한 번 들여다보라고 말하고 싶다. 꽉 다문 그 입매가 차갑고 냉혹했던 한 독재자의 그것과 얼마나 닮아있는지 한 번 느껴보라고 말이다. 자신이 틈만 나면 입에 담는 "국민" 들이 그 모습을 매일 보면서 얼마나 소름 끼치는 진저리를 치는지 알고 나 있느냐고 말해주고 싶다.
개인 박근혜에게야 무슨 유감이 있을리가 없지만, 정치인 박근혜는 21세기 대한민국에 야만의 다른 이름이라는 것을 나는 분명히 하고 싶은 것이다. 역사는 야당의 독재자딸 대표와 악마의 혀를 가진 대변인을 현대사의 가장 큰 희극이자 비극의 하나로 남기리라 나는 생각한다.
대한민국은 진도 나가야 한다. 더욱 가볍게, 더욱 자유롭게. 그래서 더 아름답게...
최병구 (2005/09/16 16:52:10)
감정적이고 논리적이지도 못한 글이네요. 사상과 이념적 성향을 떠나서, 이런식의 글로 상대를
비방하는 풍토는 사라져야 한다고 봅니다. 글쓴이에게 물어보고 싶습니다. 가벼움의 시대에 가벼움에 적응해 사는 것이 올바른 행동인지, 만약 박근혜를 비판하고 싶었다면 박근혜의 진지함이 어떠한 점에서 잘못된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천착해 들어가라고 말입니다. 저는 민노당을 지지하는 사람이지만, 정파를 떠나서 이런 식의 글을 보면 짜증만 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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