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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01 19:06:46)
이재훈
89 정성호 - 침묵의 거리


침묵의 거리


                                                                     89 정성호 (청춘을 새기는 시간)


피곤에 지쳐 하는
너의 얼굴을 뒤로하고
네온사인에
편의점 불빛에
어두워지지 않는 종로의 밤거리를 걷는다.

깨진 화염병 조각도 딩굴지 않고
메케한 최루가스의 흔적도 맡아지지 않는
팝콘처럼 튀겨진 거리위에서
잃어버린 말을 찾는 눈 먼 사람과 함께
지겨운 하품을 하며 걷는다.

일회용 수저같은 그들의 사랑
전자오락같은 그들의 추억이
소니워커맨을 차고
맥도널드 햄버거를 먹으며
쇼윈도우 마네킹같이 걸어가는
똑같은 표정의 사람들에게
빈 코카콜라 캔처럼 버려진다.

희망을 찾아 나섰던 사람들은
한 손에 절망만 들고
다른 한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리며 걸어간다.
가리지 않아도
아무도 쳐다보지 않을 얼굴을.

개처럼 짖어대는 자동차의 경적소리
파리처럼 윙윙대는 노래방의 음악소리
개구리처럼 울어대는 사람들의 잡담소리

동뜨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구호는 외쳐지지 않는다.
함성은 울려퍼지지 않는다.

거리는 여전히 소란스러우나
침묵하고 있다.
거리의 사람들은 걸어가고 있지만
죽어가고 있다.

난...
살. 고. 싶.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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