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터 졸업생들을 위한 공간,

(2019-06-16 12:05:03)

이재훈

김주대 - 휘파람

휘파람

한번도 몸을 가진 적 없는 바람이
입술 사이에서 동그란 몸을 얻어
허리를 말고
오목한 계단을 걸어나온다
어릴 적 심심한 밤에는 뱀이 되던 소리
가늘고 길게 기어가다가
비눗방울처럼 몇 계단을 뛰어올라
통통 떨어져 내리기도 한다
혀 위를 얇게 타고 올라가는 바람의 몸이
좁은 구멍에서 홀로 울다가
속눈썹이 긴 너를 처음 만났을 때처럼
처음 본 슬픔과 기쁨 사이를 떤다
울음과 떨림의 사이에 나란히 누워
입술로 몸이 된 너를 만지면
가만히
긴긴 첫 노래가 흐르기 시작한다

김주대 (출처 : 그리움의 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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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3	93 김모우(자영) - 별의 거리	이재훈	17/07/29	840

392	99 김종식 - 무제	이재훈	17/07/29	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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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0	10 정명지 - 봄이 내린다	이재훈	17/07/29	935

389	89 정성호 - 슬픔에 관하여	이재훈	17/07/25	948

388	10 최민석 - 탯줄	이재훈	17/07/29	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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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9	08 하자운 - 답장	이재훈	17/07/01	1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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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6	06 성유진 - 햇살같이	이재훈	17/07/23	1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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