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잘 지낼꺼야 걱정마
내가 몸을 떨며 사랑했던 그 사람
잘 지낼꺼야 울지마
모든 아픔은 걸어서 오는 것
부르튼 발바닥으로 쩔둑이며
너라는 반환점을 돌아
저 멀리 떠나가 버리는 것
새벽을 몸에 바르고 달리는 기차의 기적처럼
모든 첫사랑은 첫 생애를 뚫고 돌진하는
순간의 외침 같은 것이니
그 짧은 울림의 기억하는 건
고막의 생채기일 뿐이니
세월을 物神하는 내 위로가 네게 어찌 힘이 되겠느냐만
사람은 사랑보다 세월에 무너지는 법
유치(幼齒)를 지붕위에 던지고
굳건한 어른의 이를 밤낮으로 닦아내듯
우리의 치기어린 사랑도 세월의 지붕위로 사라지고
일상을 닦아내는 지루함만 남는 법
가문 비가 내리는 어느 오후와
세찬 추위의 그 해 겨울, 따뜻함도
잠시 머무는 센치함일 것이니
친구야 누군가를 미치도록 안고 쓰러졌던
한 그루의 추억에 새순이 돋으면
우리가 다시 만나는 봄날에 그것을 안주삼아
밤별 가득 비추는 세상에 소주를 붓자꾸나
안주가 질긴만큼 질기게 긴 밤
원없이 울어보자꾸나
친구야 그러니까
그 사람, 어딘가에서 밥 잘먹고 아프지 않고
씩식하게 잘살고 있다고 생각하며
울지 좀 마 제발
그 전염성 강한 슬픔 퍼트리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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