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터 졸업생들을 위한 공간,

(2012-04-09 15:22:37)

이재훈

시집신간 : 끌 수 없는 불 - 『그 모든 가장자리』(백무산,'12.3 창비)

끌 수 없는 불

백무산

첨단 과학의 시대에도
불은 여전히 물로 꺼야 하는 건 참 황당한 일이다
뚜껑 열린 후꾸시마 원전에 소방차가 가서 물을 퍼부어 대는 건
더럽게 엽기적이다

하긴 아직 불의 시대니까
더 많은 불의 연대기니까
더더 많은 불의 세기니까
빅뱅의 연대기니까
영원한 불을 찾아가는 역사의 도정이니까

불을 끄는 도구는 멍청이들이나 발명하지
불은 권력이니까
더 많은 권력이 필요하니까
불의 분배는 지배의 질서니까
권력의 시추는 계속 늘려야 하니까
스스로 제동할 권력은 헌법 위반이므로
더 빨리 달려야 할 판에 브레이크를 발명할 바보는 없으니까

키도 없이 바다로 떠난 보트처럼
꼬리날개도 없이 태양을 향해 떠난 이카루스처럼
붙일 수는 있으나
끌 수 없는 불
후꾸시마,라는
세계

- 감상 -

시는 멍청이
시는 헌법 위반
시는 브레이크
시는 바보
시는 키
시는 꼬리날개

김태일 (2012/05/11 17:28:00) 끌 수 없는 불은 인류에게 끝나지 않는 재앙이 될 것이다. 영원한 불 원자력이 칭송받고 찬양받던 시대는 빨리 사라져야 한다. 원전 건설업자들의 이익과 핵발전에 기생하는 모든 이익 당사자들의 연합체는 원전 건설을 계속 추진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이들은 우리 후손들에게 죽음을 선물하고 그들의 미래를 방사능의 공포로 얼룩지게 할 흡혈귀들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모든 이의 죽음을 방관하는 자들, 인간이란 이름이 아깝다. 후쿠시마 40킬로 이내에 사는 인원이 30만명 정도라고 들었다. 우리나라 고리 울진 원전 부근에 사는 인원은 320만명이다. 원전 부근에 포항 울산 부산 등의 거대 도시들이 즐비한 우리나라에서 후쿠시마와 같은 원전 사고가 일어난다면 얼마나 피해가 일어날가? 그런데 이명박은 또 원전 후보지 선정과 원전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좁은 땅덩이에서 320만을 어디로 대피 시키고 이주시킬 것인가? 미친 짓은 이제 그만 둘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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