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터 졸업생들을 위한 공간,

(2003-07-31 08:22:55)

류시화

시를 평론한다는 사람들에게

류시화

안녕! 내 혼의 무게로 쓰여진 이 시들을 이해하려면
너 또한 내 혼의 무게로 잠 못 이루어야지
어디, 나와 함게
이 낯선 저녁 안개 속을 지나갈까?
손잡고서
그러나 조심하거라
저 나뭇가지 위에 무서운 검은새 있어
너의 눈을 공격할까
두려우니
이곳은 시인들이 사는 이상한 나라가 아닌가
벌레들이 내 시집의 네 귀퉁이를 갉아먹고
나는 너의 두꺼운 안경이 무서워
아, 무서워
신발을 내던지고 모래언던 너머로 달아나는데
너는 어느 별에서 왔길래 그토록
어려운 단어들을 가방 속에 넣고 있니?
머리가 아프겠구나
머리를 식힐 겸
우리 그 별의 이야기를 동무삼아
더 나아갈 수 없는 곳에 이를 때까지
이 저녁 안개 속을
한번 헤쳐가 볼까?
죽음 너머의 세계를 너는 보았니?
아니다, 너에게는 너만의 세계가 있는 것이겠지
너또한 시로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엇인가 있겠지
버림받은 어린시절, 그 상처 같은 것
슬픔 또는 허무한 것
안녕! 잘 자라, 아가야


315	안에서 - 전남진 -	남재	03/12/22	1884

314	안도현 - 북항	이재훈	17/04/22	1434

313	아이들은 사는 것을 배운다	이재훈	12/09/26	1637

312	씨앗불	이재훈	13/06/24	1596

311	싹 [1]	이재훈	12/05/29	1889

310	신경림 - 쓰러진 것들을 위하여	이재훈	14/04/24	1631

309	신경림 - 봄비를 맞으며	이재훈	14/04/24	1821

308	신경림 - 담담해서 아름답게 강물은 흐르고	이재훈	14/07/20	1891

307	시집신간 : 비를 기다리며 - 『뿔을 적시며』(이상국,'12.2 창비)	이재훈	12/03/15	2203

306	시집신간 : 밥상을 버리며 - 『뿔을 적시며』(이상국,'12.2 창비) [1]	이재훈	12/03/20	2142

305	시집신간 : 달려라 도둑 - 『뿔을 적시며』(이상국,'12.2 창비)	이재훈	12/03/04	1939

304	시집신간 : 끌 수 없는 불 - 『그 모든 가장자리』(백무산,'12.3 창비) [1]	이재훈	12/04/09	1724

303	시집신간 : 고독이 거기서 - 『뿔을 적시며』(이상국,'12.2 창비)	이재훈	12/03/09	1843

302	시좀써서올립시다	관리자	04/01/31	1649

	시를 평론한다는 사람들에게	류시화	03/07/31	2222

300	시론습작(詩論習作) - 살아 있고 동시에 죽어 있는	모우	05/03/20	2095

299	승자와 패자	이재훈	12/09/03	1723

298	슬픔 [1]	이재훈	12/05/10	1828

297	숨은벽	이재훈	13/09/17	1594

296	수종사	이재훈	16/06/06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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