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터 졸업생들을 위한 공간,

(2016-05-10 05:39:54)

이재훈

김재희 - 나는 소리가 좋다

나는 소리가 좋다

12 김재희(글터 2012)

사각사각 쓰여지고 부드럽게 읽힌다
직선이지만 직선 같지 않은 그 느낌이
둥그렇게 구르는 그 발음이 좋다

파란 유리창 밖에서
뛰어가는 아이의 입에서
이른 여름 나뭇잎을 투과한 빛이 튀어오른다
그 건강함이 좋다

아무것도 없어도 있고
아무도 없어도 있다
그 가득함이 좋다

- 감상 -

오늘 어떻게 새벽에 일찍 눈이 떠졌네요.
이 시의 느낌을 알 것 같습니다.
새벽의 조용한 공기속에서
밖에 비가 오고 마치 숲속에 있는 것 같이
새들이 지져되네요.
멀리서 빗물 바닥을 마찰하며 달리는 차소리가
간간히 들리구요. 빗자루 쓰는 소리가 들립니다.
바로 가까이에서는 빗물이 플라스틱 통같은 곳에
톡톡톡 부딪치는 소리가 들리네요.
지금 창 밖에서 들리는 소리들이 너무 좋습니다.
정신과 감정이 맑고 주변이 청명할 때
이 시에서 말하는 소리들이 들리는 것 같습니다.

자극적이지 않은 신선한 채소같은 시입니다.

"이른 여름 나뭇잎을 투과한 빛이 튀어오른다"
시구가 좋네요.

마지막 문구인

"아무것도 없어도 있고
아무도 없어도 있다
그 가득함이 좋다"는

도덕경의 글이 생각나게 합니다.^^


235	정숙 - 인생	이재훈	16/06/23	2977

234	뚝섬유원지 6	이재훈	16/06/22	2871

233	기경도 - 무제	이재훈	16/06/11	3328

232	수종사	이재훈	16/06/06	2225

231	뚝섬유원지 5	이재훈	16/05/25	2922

230	뚝섬유원지 4	이재훈	16/05/24	2424

229	뚝섬유원지 3	이재훈	16/05/15	2904

	김재희 - 나는 소리가 좋다	이재훈	16/05/10	2889

227	김선우 - 새 [1]	이재훈	16/05/07	2612

226	뚝섬유원지2	이재훈	16/05/06	3449

225	박천용 - 연대기2 [2]	이재훈	16/05/05	3865

224	이해인 - 송년엽서	이재훈	16/05/04	2938

223	파도 [1]	이재훈	16/04/30	3309

222	박노해 - 동지(冬至)	이재훈	16/01/01	3272

221	박노해 - 절감하여 살지라도	이재훈	15/12/08	2949

220	김주대 - 진화론	이재훈	15/12/03	3164

219	87 김태일 - "나는 어느 곳에서나 깨어 있고 싶다."	이재훈	15/02/09	1983

218	93 김정현 - 구름나무	이재훈	14/12/27	2661

217	87 김태일 - 태양의 유효기간	이재훈	14/12/16	1945

216	하상욱 - 월요일	이재훈	14/12/07	2668


[1][2][3][4][5][6][7][8] 9 [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