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2004-09-05 15:06:35)

이재훈

안면도 그 곳은 정말 너무나 멋진 곳이었습니다.

안면도는 환상 그 자체였습니다.
너무나 좋았습니다.
탁 트인 도로도 좋았고
드넓은 정말 드넓은 백사장도 좋았습니다.
따뜻한 바다에 수영도 했습니다.
수영은 10년만에 처음 해본 것 같습니다.
지연이는 가기 싫어하는 것을
장시간의 설득작전을 펼쳐서 데리고 갔는데
역시 너무나 만족해 해서 다행이었습니다.
더이상 한국에는 가볼만한 곳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안면도는 너무나 멋지더군요.

이번 여행에는 처음으로 해본 것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서울 외곽순환도로도 처음으로 혼자서 드라이브 해보고
서해안 고속도로도 처음으로 타봤습니다.
안면도에 갈 때도 그랬고 서울로 상경할 때도 그랬고
언제나 아침 일찍 출발해서 시속 100이상을 줄 곧 유지하며 달렸습니다.
맑은 공기도 좋았고 주5일제가 이래서 좋구나 싶기도 하고
서해대교는 하늘을 날으는 기분이었고
오션파크리조트는 저의 휴게소 상식을 무너트려주었습니다.
마치 미국에 네브라스카에서 운전을 하듯이 고속도로 앞뒤로
차가 없는데 좋더군요.

홍성IC부터가 진짜 시작이었습니다.
IC를 나오자 마자 바로 저희를 맞은 것은 파인에플장수였습니다.
중앙선에서 잠깐 신호를 틈타 파인에플을 팔기위해 다가왔는데
이 맛이 보통의 파인에플 맛과는 다르더군요. 망고 빛 색깔에
파인에플 특유의 신맛도 없고 달고 바나나 같이 부드러웠습니다.
바로 샀어야 됐느데 잠시 고민하는 사이 신호가 바뀌어 무심히
출발했느데 가면서 많이 아쉽더군요.

홍성IC의 드라이브 코스는 환상 그 자체였습니다.
도로는 너무나 잘 딱여 있었고 아직 아무도 밟지 않은 들판의 눈같이
모든게 너무나 깨끗했습니다.
맑은 하늘에 탁 트인 도로
조그만한 산과, 숲, 바다 가보고 싶은 해물 음식점들이
도로 옆으로 그림같이 펼쳐지면서
야!~호~ 가 저절로 나오더군요.
방파제 위에 있는 1키로미터 이상의 도로를 달릴 때 양 옆으로
바다가 펼쳐보이고
바다와 함께 끝없는 논도 곳곳에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웰빙산장이라는 팬션에 여장을 풀고 처음 방문한 곳은
삼봉해수욕장이라는 곳이었는데(바다에 봉오리 세개가 있는 섬이 있다 해서)
"아니 왜 이제야 이곳을 알았을까?" 싶더군요.
이제까지 서해바다는 동해바다보다 못하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편견을 순식간에 날려 버렸습니다.
끝없이 펼쳐진 바다가 아닌 백사장은
마음의 벽을 순식간에 허무는 듯 했고
머리와 가슴에 바람이 뜷고 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렇게 멋진 곳에 토요일에 대한민국에서 사람이 없다는 것에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한국에 아직도 이런 비경이 있구나!
백사장 뒤로는 산림욕에 버금갈 울창한 숲이 있었고
가을동화 촬영지로도 손색이 없을 가로수 길이 울창하게
펼쳐져 있었습니다.
백사장인지 갯벌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의 딱딱하면서도
부드러운, 부드러우면서 생명이 가득한 모래안은 수많은 구멍들이 나있었어
거품이 뻐꿈 뻐꿈 했고 좁쌀만한 게들이 발에 뽀지직 부서지면서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모래가 푹푹 빠지지 않는 것은 더운 신비로왔고
발을 딯는 곳은 스폰지 같이 푹신했습니다.

바다는 최고였습니다. 완만하게 깊어지는 바다와 따뜻한 온도는
수영하기에는 최적의 장소였습니다.
안면도!!! "9월 이맘때가 최적의 수영 시기"라는 것을 몸으로 느끼게 했습니다.
서해는 푸른 바다가 없을 줄 알았는데 너무나 아름다운 푸른 빛을 발산하고
있었습니다. 파도치는 바다에 첫 발을 넣는 순간
물이 차가울 것이라 예상하고 몸을 일순 움치렸는데
그 따뜻함음 계단에 헛발을 디딯다 넘어지지 않은 안도감과 비슷했습니다.
물이 어떻게 이렇게 깨끗하고 따뜻할 수 있을까?
그리고 어떻게 이런 곳이 아직 온전히 보전이 되어있을까?
10년만에 처음으로 수영을 마음 껏 하고 사진을 찍고
동료들과 물놀이를 하였습니다.
지연이도 그렇고 모두들 너무나 만족스러운 표정이었습니다.
모래는 조금만 파면 겟지렁이들과 알을 가득 베고 있는 새우들이
나왔습니다.
저는 이런게 겟벌에만 나오는 줄 알았지 이런 백사장 모래에도
이렇게 많이 나오는 줄은 처음 알았습니다.
제가 가본 모래사장은 빈 껍데기 조개와 반짝이는 소주 유리조각이
돌아다니는 죽은 해수욕장 이었나 봅니다.

수산시장에 들여 저녁에 먹을 해산물 장을 봤습니다.
모듬 조개를 한 박스를 사고 대하를 인당 3개씩 돌아가도록 샀습니다.
장인어르신이 게간장을 좋아하셔 게간장도 샀습니다.
게간장을 파는 아저씨가 게간장 맛있게 먹는 법을
귀에 못이 밖히도록 설명해주시더군요.^^
사실 설명을 안해줘도 상관이 없는데
진짜 순수한 친절함 인가 봅니다.^^
"게간장을 사서 게를 빼고 양념간장을 푹 끓이세요. 다음에 양념간장이
식은 다음, 꼭 식은 다음에 넣어야 합니다. 안그러면 익으니까요.
식은 양념간장에 게를 다시 넣고 하루만 두세요.
그 다음에 게를 두개씩 꺼내서 냉동실에 두고서 먹고 싶을 때 꺼내서 드시면
정말 맛있습니다."

웰빙팬션에 돌아와 샤워를 하고서 꽃지해수욕장을 갈 준비를 하였습니다.
팬션에 숙박을 한 것을 안면도 섬과 같이 처음이었느데...
좋더군요. 29평에 24만원 이었고 앞에 한달전에 먼저 예약을 해야한다는
팬션은 수영장까지 갖추고 있었습니다.
제가 묶은 팬션은 다 지어진 팬션이 아니었는데 총 4채가 있었고
다양한 인원이 묶을 수 있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대부분 팬션이 그렇듯 유럽식으로 디자인이 되어 있었고
앞에는 족구장이 있었습니다. 기대와는 달리 산속에 있었는데
이 곳에 묶게 된 것은 인터넷의 힘입니다.^^ 직접 찾아오면
누가 이 산속에 팬션을 찾아서 예약할지....
하지만 너무나 멋지게 시설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팬션앞에는 곳 연못을 만들 예정이라고 했고 오른쪽 옆에는
까페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팬션 주변으로는 개울이 흐르게 한다고 하고
수영장을 가지고 있는 유명산장의 주인과 친구사이인데
친구가 안면도 팬션사업이 비젼이 있다고 해서 7년전부터 계속
사업을 제안을 했는데 친구가 먼저 시작하고 웰빙산장 주인은
하던 사업을 접고 최근에 시작을 했다고 하더군요.
바베큐 시설도 잘 되어있어서 밤에는 멋진 목등심과 조개구이를 먹을 수 있었습니다.
팬션안에는 에어콘은 기본이고 두명이 앉을 수 있는 흔들 의자도 있었습니다.

꽃지 해수욕장은 바로전에간 산봉해수욕장에 비해 이미 세속화
되어있었습니다.
세속화 된 것이 바로 이런 것이라는 것을 바로전에 너무나 순수한 해수욕장을
방문해서인지 너무나 대조적으로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넓은 주차장에 안면도 관광온 모든 사람이 여기에 다 모였나 싶게
시끌 벅쩍한 인파, 곳곳에 노점상들, 해변가는 사람들이 게같이 놀고 있었고
보트는 요란스럽게 바다를 휘적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바다 정경은 그 것을 묻히게 할 만큼 여전히 아름다웠습니다.
멀리서는 롯데오션케슬이 보였습니다.
(계속)


891	인생은 즐거워야 한다.	이재훈	04/09/06	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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