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터 졸업생들을 위한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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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03 12:47:06)

98 태훈

[공지] 3월 글터문학상 수상작 (어머니와 달빛)

▣ 04년 3월 글터문학상 수상작은 04학번 김일영 님의 작품
'어머니와 달빛입니다.
심사는 93학번 (대표 : 93  박광수 선배)에서 해주셨습니다.
바쁘신 일과를 쪼개 시를 읽고
심사를 해주신 선배님께 감사드리며
3월의 수상자에게는 졸업생 위원회에서 준비한
도서상품권을 선물로 드리겠습니다.

심사를 맡으신 박광수 선배의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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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훈이에게 부탁을 받았을때
좀 난감했습니다.
졸업하고 가장 최근에 시집을 산게 언제였던가 한번 생각해봤는데
언뜻 떠오르지 않더군요,
아... 그래도 가장 최근에 시집을 한권 버린 일은 뚜렷하게 기억이 나네요.
김영환의 지난날의 꿈이 나를 밀어간다라는 시집이 있었는데
지난달 12일 저녁때 찢어버렸습니다.

선택은 전적으로 제 취향대로 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소재와 주제, 형식까지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으로 골랐습니다.
그래도 골랐으니깐 이유는 적어야겠죠?

이 시 '어머니와 달빛'은
자신의 家系에 대한시네요. 제가 이런시 참 좋아합니다.
이미지 다섯개가 병렬로 나열되어 있는데
이미지는 잘 전달되는데
거기서 끝이라는게 좀 아쉽습니다.
이 시를 쓸 때, 그 이미지 전달이 전부였을까요?
흠흠

아래에 있는 연도가 시를 쓴 연도인가요?
98년도면 6년전이네요
지금 다듬으면 훨씬 더 좋은 시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 새학년 초이네요.
내가 대학을 들어간지도 이젠 10년이 넘었네요.
대학생활 재미있게 하시구요.
홧팅!!

어머니 머리 위 떡가루 대야가

언덕 아래로 흔들리며 잠겨 갔다

이발소 집 병환이는

서울서 온 제 형 쫓아

어느새 장터 뒤로 숨고

풍진호는 누이들이 건너지 못한 바다,

판화처럼 떠 있는 어두운 섬들을 돌아

재빨리 사라져 버렸다

창틀을 가득 채운 어둠이

나물 몇 접시 놓인 차례 상을 훔쳐보았고

위 부분이 둥글게 잘려 나간 배 하나를

깎아 주시던 어머니와

장판 무늬를 세던 아이는

어둠이 방안마저 채울 때까지 말이 없었다

언덕 위 달빛은

왜 그리 밝던지

부서진 달빛 몇 개

제 몸을 잃고

창 틈에 떨어져

소리 죽여 울고 있었다

누가 그것들을 불러왔는지

어머니 베개 위에 포개 눕던 달빛

선창 가 동네 애들 폭죽 소리 끊이지 않고

어머니는 젖은 파도 소리 속에서

오래도록 뒤척이셨다.

                                            199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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