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터 졸업생들을 위한 공간,

(2019-06-16 12:05:03)

이재훈

김주대 - 휘파람

휘파람

한번도 몸을 가진 적 없는 바람이
입술 사이에서 동그란 몸을 얻어
허리를 말고
오목한 계단을 걸어나온다
어릴 적 심심한 밤에는 뱀이 되던 소리
가늘고 길게 기어가다가
비눗방울처럼 몇 계단을 뛰어올라
통통 떨어져 내리기도 한다
혀 위를 얇게 타고 올라가는 바람의 몸이
좁은 구멍에서 홀로 울다가
속눈썹이 긴 너를 처음 만났을 때처럼
처음 본 슬픔과 기쁨 사이를 떤다
울음과 떨림의 사이에 나란히 누워
입술로 몸이 된 너를 만지면
가만히
긴긴 첫 노래가 흐르기 시작한다

김주대 (출처 : 그리움의 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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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04 정지문 - 잔일	이재훈	17/07/31	1558

32	13 조성한 - 동글동글	이재훈	17/07/31	1511

31	04 정지문 - 곰팡이 꽃	이재훈	17/07/31	1562

30	00 신승원 - 효모	이재훈	17/08/01	1608

29	16 박지환 - 느낌	이재훈	17/08/01	1672

28	89 정성호 - 침묵의 거리	이재훈	17/08/01	1481

27	92 곽병훈 - 그네는 누가 미나요?	이재훈	17/08/01	1804

26	17 오지현 - 보라를 꿈꾸다	이재훈	17/11/29	1576

25	16 김소희 - 편지	이재훈	17/12/01	1740

24	17 정호정 - 비를 기다리련다	이재훈	17/12/01	4165

23	이원 - 영웅	이재훈	18/07/05	4261

22	이정록 - 구부러진다는 것	이재훈	19/03/07	2216

21	이미소 - 재	이재훈	18/12/18	1721

20	김동률 - 노래	이재훈	18/09/27	1104

19	김혜빈 - 것	이재훈	19/05/04	2425

	김주대 - 휘파람	이재훈	19/06/16	2567

17	김태형 - 다리가 하나 부러진 의자	이재훈	19/10/19	1596

16	김혜빈 - 헤매는 여행	이재훈	20/01/06	18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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