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터 졸업생들을 위한 공간,

(2019-06-16 12:05:03)

이재훈

김주대 - 휘파람

휘파람

한번도 몸을 가진 적 없는 바람이
입술 사이에서 동그란 몸을 얻어
허리를 말고
오목한 계단을 걸어나온다
어릴 적 심심한 밤에는 뱀이 되던 소리
가늘고 길게 기어가다가
비눗방울처럼 몇 계단을 뛰어올라
통통 떨어져 내리기도 한다
혀 위를 얇게 타고 올라가는 바람의 몸이
좁은 구멍에서 홀로 울다가
속눈썹이 긴 너를 처음 만났을 때처럼
처음 본 슬픔과 기쁨 사이를 떤다
울음과 떨림의 사이에 나란히 누워
입술로 몸이 된 너를 만지면
가만히
긴긴 첫 노래가 흐르기 시작한다

김주대 (출처 : 그리움의 넓이)


15	이정록 - 구부러진다는 것	이재훈	19/03/07	2134

14	김혜빈 - 것	이재훈	19/05/04	2347

	김주대 - 휘파람	이재훈	19/06/16	2500

12	김태형 - 다리가 하나 부러진 의자	이재훈	19/10/19	1542

11	김혜빈 - 헤매는 여행	이재훈	20/01/06	1837

10	박노해 - 올해의 귀인(貴人)	이재훈	20/12/31	1691

9	이해인 - 새해 첫 날의 소망	이재훈	21/01/01	1689

8	나태주 - 너를두고	이재훈	21/01/16	1231

7	원태연 - 그냥 좋은 것	이재훈	21/02/06	1140

6	Coldplay - Viva La Vida (인생이여 만세!)	이재훈	21/02/06	1551

5	노가영 - 종분안에서의 단상	이재훈	21/02/23	1630

4	이서호 - 여기는 정상	이재훈	21/03/07	1629

3	박노해 - 두개의 등블	이재훈	21/03/23	1393

2	새해 결심	이재훈	22/02/01	810

1	3월에	이재훈	22/03/11	1113


[1]..[11][12][13][14][15][16][17][18][19]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