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2006-02-25 03:29:46)

모우

강아지와 우에 관한 이야기

지우가 태어난 지 이제 2개월이 넘어간다.

부쩍부쩍 크고, 아직 어리지만 감정표현도 제법 할 줄 안다.

강아지를 키워봐서 그런지

강아지는 짖음으로 감정을 표현하고 요구사항을 전달하기 때문에

아직 말을 못하는 어린아이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되는 점도 있다.

늘 강아지의 표정, 짖음 등을 통해

난 그들이 나에게 무엇을 원하는 것인지

혹은 그들이 무엇을 표현하고 싶어하는 것인지

그들의 감정, 느낌, 생각이 궁금했다.

그래서 어떤 행동에는 어떤 생각이,

어떤 짖음에는 어떤 감정이 깃들어 있을까를 늘 생각했다.

아이 역시도 아직 세상에 나온 지 3개월이 안 되었다면,

강아지보다도 감정표현이나 조절이 능숙하지 못한 수준이다.

어쩌면 강아지가 더 나을지도 모른다.

강아지는 대소변 훈련도 가능하지만

인간에게 생후 3개월이라는 시간은

대소변훈련을 하기에는 역부족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난 아이의 울음을 통해 무엇을 원하는 걸까 곰곰 생각한다.

아이가 우는 이유는 대체로 단순하다.

기저귀가 축축할 때, 배가 고플 때, 자고 싶을 때, 소화가 안 될 때...

물론 아이의 특성에 따라 보채는 이유나 우는 이유는

아주 많이 다르다.

다시 말하면 아이는 울음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다.

그리고 강아지는 짖음을 통해 자신의 요구를 표현한다.

어떻게 보면 둘은 모두 엄마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존재인 것이다.

아직은 우가 어리기 때문에

우리 강아지들 세 마리는 현재 조그만 전원주택형 공간을 마련해 주었다.

쉽게 말해 가운뎃방에서 세 마리가 독립을 한 셈이다.

늘 침대에서 함께 자고 했는데 그러고 있는 녀석들을 보면

불쌍하고 안되었다.

그러나 얘들야, 6개월만 참아다오.

이 엄마가 그래도 너희들을 결코 포기하지는 않겠다.

생명에 대한 책임감.

생명을 낳고, 키우고, 잉태하는 여성성이란, 모성이란...

그런 것이 여자에게 본능이며

나에게도 내재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난 사람들에게 아이가 있어서 뭐가 좋으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내가 세상에서 쓸모있는 존재라는 느낌이 들어서 좋다고...

아이들은 엄마의 손길과 사랑을 적극적으로 원하고 필요로 하는 존재다.

그런 그들을 통해 나도 사랑을 줄 수 있는 존재임을 깨닫는다.

분명 이것은 남녀의 사랑과는 다른 차원의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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