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터 졸업생들을 위한 공간,

(2012-03-18 00:16:32)

이재훈

박노해 : 달려라 죽음

달려라 죽음

박노해(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책을 열심히 보느라 독서할 시간이 없다
말을 많이 하느라 대화할 시간이 없다
머리를 많이 쓰느라 생각할 틈이 없다
인터넷과 트위터 하느라 소통할 시간이 없다

갈수록 세상이 빨라진다
지구의 회전은 그대로인데
갈수록 사람들이 바빠진다
꽃이 피는 걸음은 그대로인데

지금 나는
달리고 싶을 때 달리는 게 아니다
남들이 달리니까 달려가고 있다

빨리 달려 행복해서가 아니라
오직 뒤쳐지지 않기 위해 빨리 달린다

빨리 달려 얻을 것은 삶이 아닌 죽음인데
죽음의 냄새가 나는 '살아남기'일 뿐인데

- 감상 -

달리는 것을 멈추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달리는 것을 멈출 수 있는 기회는
사람마다 다른 이유로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기쁜 일보다 슬픈 일을 겪으면서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슬프고 괴로운 일을 겪으면

내가 달리고 있는 많은 것들
여러가지 오염된 감정들이
부질없는 것을 느낍니다.

달리는 것을 멈추고
내가 뛰고 싶을 때 뛰고
내가 쉬고 싶을 때 쉬고
내가 걷고 싶을 때 걷고

누군가 내속에 들어와 나를 조정하기를 원치 않습니다.
내 인생의 주인은 나니까

채남재 (2012/03/21 22:26:00) 맞아요! 형은 점점 시인이 되어가시는 듯 하네요. (원래 시인이고, 모든 이가 시인이기도 하지만서두요.)

이재훈 (2012/03/22 03:18:50) 부끄럽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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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	'11문집 : 곰팡이 꽃	이재훈	12/03/03	1872

332	시집신간 : 달려라 도둑 - 『뿔을 적시며』(이상국,'12.2 창비)	이재훈	12/03/04	1943

331	詩대詩 : 04 정지문 야경(夜景) - 박노해 탐욕의 열정	이재훈	12/03/09	2199

330	시집신간 : 고독이 거기서 - 『뿔을 적시며』(이상국,'12.2 창비)	이재훈	12/03/09	1848

329	일년에 열두시인 : 이해인 해녀의 꿈	이재훈	12/03/10	1941

328	꺼꾸로 흐르는 한강	이재훈	12/03/12	1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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