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터 졸업생들을 위한 공간,

(2003-08-26 19:38:29)

이재훈

마은여섯(00 정두환)에 대한 평

페러디에 페러디라고 하는데
다시 읽어보니 정말 잘 쓴 분위기 있는 시 입니다..
시가 멋있고, 가슴속에 다가오는 것도 있습니다.
이시가 이해하고 있는 인생에 공감이 갑니다.

마흔 여섯
한상지
Comment : 2, Read : 75
간주가 흐르고
나는 마이크를 잡았다.
밤보다 더 어두운 불빛이 돌아가고
화면에는 옛사랑의 기억같이
유행지난 곡이 흘러나온다
몇은 술에 절고
몇은 담배연기에 쿨럭이고
사랑했던 여인을 떠올리며
나는 마이크를 잡는다
가슴 깊숙히 꿈들이 가득해도
컴컴한 얼굴들은 화면빛을 외면하고
모두들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산다는 것이 때로는
술에 절어 곡집을 뒤적이고
옛날 노래를 부르며 사랑을 떠올리고
그리고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다
입냄새 같은 담배연기 속에서
차곡차곡 옛꿈들이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
노래에 얼굴을 뭇는다.
노래가 끝나면
옛꿈도 옛사랑도 모두 사라지는데
단풍잎 같은 노란 탬버린 휘둘며 나는
한줌 눈물을 노래속에 던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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