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2006-01-11 19:09:23)

이재훈

지연이와 재훈이가 선정한 - 정호승 베스트 시

안녕하십니까?

어제 지연이와 재훈이가
정호승 시집 "외로우니까 사람이다."에서
베스트 시를 골랐습니다.

지연이가 선정한 시는

제목 : 내가 사랑하는 사람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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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래의 시를 베스트 시로 골랐습니다.

제목 : 마음의 똥

내 어릴 때 소나무 서 있는 들판에서
아버지 같은 눈사람 하나 외롭게 서 있으면
눈사람 옆에 살그머니 쪼그리고 앉아
한 무더기 똥을 누고 돌아와 곤히 잠들곤 했는데
그날 밤에는 꿈속에서도 유난히 함박눈이 많이 내려
내가 눈 똥이 다 함박눈이 되어 눈부셨는데
이제는 아무 데도 똥 눌 들판이 없어
아버지처럼 외롭고 다정한 눈사람 하나 없어
내 마음의 똥 한무더기 누지 못하고
외롭고 쓸쓸하다

모우 (2006/01/11 22:15:59) 지연이가 고른 그 시, 그늘이 있는 사람을 사랑한다는... 그 시 나도 좋아하는 시지. ^^

이종민 (2006/01/19 09:35:25) 오랫만에 시를 읽으니 마음의 정화가 되는듯 하네요..잔머리로 가득찬 생활에..ㅋㅋ 설날에 한국가면 함 연락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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